목요일기 ep.8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것은 여덟 편의 에세이이지만

주얼리 매거진 에디터의 에세이, 목요일기 ep.8
2021.08.12
황혜전 EDITOR
“주얼리를 고르고 보는 것이 일이 되어버린 지난 1년.
부캐로 활동하던 에디터를 본캐의 자리로 내어주었지만
출근길 하늘이 맑으면 그냥 행복한 사람입니다.”
에디터의 목요일기 ep.8
Vamos! 끝과 시작은 연결되어 있다.
처음 봤을 때부터 매력적인 사람이 있고, 보면 볼수록 알아가는 재미를 주는 사람이 있다. 주얼리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처음 봤을 땐 필자가 평소에 하던 스타일과 너무도 달라 눈에 잘 담기지 않았었지만, 어느 날 손끝에 찾아와 이젠 없으면 허전해져버린 반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마침 반지 디자인의 모티브가 되었던 꽃인 카라(calla)의 의미는 ‘시작과 끝’이라고 하는데. 목요 일기 시즌 1 마무리 에피소드의 적절한 주인공이 아닐까 싶다.
SCENE #01
첫 인상
인오도르의 ‘greem calla ring’은 우연히 아몬즈를 둘러보다 ‘정말 특이한 모양의 디자인이다'라고 생각했던 반지이다. 꽃 모양 같기도 어떤 오브제 같기도 한 모양의 팬던트는 ‘유니크한 스타일링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매일같이 착용하진 않아도 디자인도 유니크하고, 무엇보다 화보에서 주는 무드가 예쁜 반지여서 일단 장바구니에 저장.
이렇게 유니크한 반지를 만들어내는 브랜드는 어디일까 찾아보았더니 ‘인오도르’. 무향을 의미하여 착용자의 체취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본연의 멋스러움을 나타내는 것을 추구한다고 한다.
‘무향', ‘본연의 멋스러움' 이라는 브랜드 설명을 듣고보니 괜히 반지에 눈길이 더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왼) 인오도르 디자이너 인스타그램
(오) 인오도르 브랜드 공식 계정
SCENE #02
마음에 들어오다
공그림 작가 스케치
필자는 가끔씩 장바구니를 정리할 때가 있다. 사실 장바구니는 생각보다 다양한 이유로 사용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 돌아와보면 “내가 이 아이템을 왜 담았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서 주기적으로 정리하는 게 습관 아닌 습관.
어느 날, 장바구니에 담겨있는 것들을 하나씩 보다가 인오도르 상세페이지에서 아주 예쁜 그림을 발견했다.
공그림 작가 스케치
알고 보니, 인오도르의 greem calla ring은 타투이스트 공그림 작가와 콜라보레이션한 작업이었다.
‘공그림 작가’는 서울을 기반으로 바르셀로나와 파리, 유럽의 등지에서 활동하는 타투이스트인데, 인오도르의 세 번째 컬렉션인 은 오일 파스텔을 비롯한 회화 재료의 텍스처와 다양한 컬러를 주로 식물과 추상주의 작업을 다루는 공그림의 드로잉에서 영감을 얻어 인오도르의 무드로 재해석한 주얼리 컬렉션이라고.
그중 greem calla ring은 컬렉션의 메인 반지로, 공그림 작가 드로잉의 주된 특징 중 하나인 유려한 곡선감과 꽃을 컨셉으로 다양하게 배치해본 후 가장 아름답고 조화로운 형태로서 디자인된 작업이라고 한다.
인오도르 주얼리의 볼륨감과 스케치에서 느껴지는 드로잉의 유려함이 자연스럽게 묻어난 반지. 무엇보다 손가락을 부드럽게 휘어감은 곡선감은 착용감으로나 손색이 없다.
SCENE #03
또 다른 포인트
・스타일링
2020년 12월 25일, 김도연님의 인스타그램 포스팅에서 발견한 인오도르의 greem calla ring✨ 심플한 니트나 후디에 착용해도 생각보다 적절한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 의미
반지의 모티브인 카라(calla) 꽃은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의미하기 때문에 인생의 새로운 시작인 결혼식에도 자주 사용되는 꽃이지만 장례식에도 사용된다. 끝과 끝의 대조적인 의미를 담기엔 이 꽃이 너무도 가녀려 보인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우아하고 부드러운 꽃을 지지해 주는 가늘지만 단단하고 밀도 있는 줄기는 어떤 의미라도 거뜬히 감당할 수 있다고 조용히 버텨주고 있는 모습이다.
김도연님 인스타그램
SCENE #04
Vamos!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다. 빠르지도 더디지도 않은 일정한 속도로 흘러간다. 하지만 무언가를 시작하거나 마무리할 때 느껴지는 시간은 1/n이 아닌 조금은 더 특별한 시간이라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시간이란 흘러가면 다신 오지 않기 때문은 아닐지.
뜨거운 여름에 시작했던 목요 일기 시즌 1을 마무리하며 ‘시작’과 ‘끝’이라는 단어는 결국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조용히 자신의 몫을 감당하며 우아하게 차곡차곡 쌓여진 카라 꽃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얇은 줄기같이, 시작과 끝을 연결해 주는 우리의 일상은 작고 소소하지만, 결국 소소한 일상들이 모여 아름다운 시간을 만들기도 하고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기도 하는 것.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것은 여덟 편의 에세이이지만, 이 사이사이를 채우는 사람과 일상 그리고 소소한 시간들은 결국 처음과 끝을 연결한다. Vamos!
지금까지 구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목요일기 시즌2에서 만나요 :)
editor 황혜전 hyejeon@bejewe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