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기 ep.7 매거진 에디터의 주얼리 선택

주얼리 매거진 에디터의 에세이, 목요일기 ep.7
2021.08.12
황혜전 EDITOR
“주얼리를 고르고 보는 것이 일이 되어버린 지난 1년.
부캐로 활동하던 에디터를 본캐의 자리로 내어주었지만
출근길 하늘이 맑으면 그냥 행복한 사람입니다.”
에디터의 목요일기
ep.7 촬영의 처음과 끝
머릿속에 그리는 추상적인 생각들을 현실로 만드는 순간. 에디터에겐 촬영 현장이 그런 시간이다. 하나의 콘텐츠가 독자를 만나기까지 모든 순간들이 중요하겠지만, 처음과 끝을 이어주는 ‘촬영 현장’이 중요하다는 말은 아무리 해도 모자람이 없다.
촬영에서 당연히 중요한 것을 ‘촬영을 잘 하는 것’이라 많은 사람들이 생각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에디터의 역할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포토그래퍼도 PD도 아니고 모델도 아니며 심지어 스튜디오 주인도 아니지만,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결과물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최상의 콘텐츠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체크하고, 조정하고, 기획하고, 대화하고, 앞과 뒤를 꼼꼼히 챙기며 각자가 촬영하는 그 순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이 아닐까.
정신없이 돌아가는 촬영 현장이지만 주얼리 매거진 에디터다운 주얼리 스타일링은 매번 고민이다. 간절기 시즌이니만큼 이번엔 여름과 가을 사이, 내추럴하고 얇은 베이지 셔츠와 블랙 팬츠룩이 만들어내는 심플한 스타일링에 어울릴만한 포인트 실버 주얼리를 착용하자며, 저녁에 미리 주얼리를 닦아 두었다.

주얼리 회사에서 일하다 보니, 이전에 알지 못했던 브랜드를 하나씩 알게 되는 재미가 있다. 지난 5월, 취재하러 갔던 서촌에 위치한 주얼리 브랜드 르세이를 만난 후, 마음에 드는 아이템을 하나씩 구매하다 보니 벌써 4개나! “Melting Ring, Tangle Ring, earring.” 르세이의 주얼리는 핸드메이드로 제작되기 때문에 디테일이 살아있고 아름다우면서도 함께 레이어드 했을 때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환상적이다.
#SCENE #01
촬영장에 도착하다.
촬영 현장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스태프들을 챙기고 소품들을 정리하고, 필요한 연락을 하고, 체크 또 체크. 섬세하게, 하지만 재빠르게 전천후를 오가야 하는 촬영 당일엔 가만히 앉아 노트북만 두드리고 있을 수는 없다. 따라서 오늘 하루 바쁘게 움직일 손끝을 마주할 때마다 나에게 자신감을 더해줄 볼드한 실버 주얼리는 나이스 초이스.
#SCENE #02
촬영이 시작되고
스튜디오에 도착하고, 촬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까지가 하루 중 손끝이 가장 분주해지는 시간이다. 막상 촬영을 시작하면 ‘조금의’ 여유는 챙길 수 있지만, 직전까지 주변에 도는 은은한 긴장감은 매번 마주하면서도 새롭다. 이런 가운데 촬영이 시작되었고. 전 날 폴리싱 천으로 반짝반짝 빛을 내고 착용한 필자의 묵직한 실버링들의 매력은 어찌나 숨길 수 없던지, 모델분께서 필자가 착용한 반지들을 보고 “어디 브랜드 반지에요?”라고 물어보시니 괜히 뿌듯하더라.
촬영 현장에서, 에디터의 주얼리
My favorite things
[오늘출발] Melted Bold Ring
르세이의 실버 멜팅 볼드링은 확실한 존재감을 가지면서도 손에 감기는 웨어러블한 디자인이 포인트이다. 멜팅 볼드링다운 이름에 너무도 어울리는 반지. 부드러운 곡선이 주는 편안함과 불규칙한 멜팅 디자인이 주는 트렌디한 매력이 더해져 어딘지 모르게 계속 시선이 가게 된다. 부드러운 밸런스에 트렌디한 볼륨감이 더해진 멜팅 실버링의 정석을 알아가고 싶다면 적극 추천한다.
Tangle ring2
착용하기 전과 후의 느낌이 너무도 다른 반지가 있다면 바로 Tangle ring2이다. Tangle ring1은 조금 데일리한 느낌이라면 Tangle2는 과감한 세 개 원형의 조화들이 주는 재미가 남다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디자인이기에 일단 착용하고 나가면 “디자인이 신기하다" “한 번 구경해 보아도 되나" “손가락이 얇아 보인다" 등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조금 복잡해 보이는 구조처럼 보이지만, 핸드메이드 주얼리답게 편안한 착용감은 기본 중에 기본.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자랑할만한 아이템이다.
[오늘출발] Tangle earring
르세이의 링 귀걸이는 부담스럽지 않은 미디움 사이즈의 크기감과 핸드메이드 주얼리 다운 부드러운 꼬임에서 오는 트렌디한 감성이 특징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사계절 내내, 어떤 스타일링과 함께 착용해도 어울릴 수 있다는 사실. 필자도 링귀걸이를 좋아하기 때문에, Tangle earring을 구입하기 전에 망설인 부분이 있었지만, 구입한 후 역시나 자주 손이 가는 아이템이 되어버렸는데. 링귀걸이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진심으로 늘 적극 추천하는 아이템이 되고 있다.
#SCENE #03
촬영 중간에
오늘의 촬영은 디자이너 주얼리 브랜드 ‘마마카사르’의 프리오더 콘텐츠를 위한 사진 및 영상 촬영이다. 촬영 중간중간 모니터링을 하며 전체 컨셉에 맞게 진행되고 있는지 체크하는 것은 에디터의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 촬영을 시작하고 중간중간에 온도를 체크한다던가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킨다거나, 미리 챙겨온 룸 스프레이를 뿌리며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상황에 따라 선택사항이다.
#SCENE #04
촬영을 마치고
우여곡절 촬영을 마치고, 스태프들을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부터 에디터의 본격적인 고민은 시작된다. 어떤 사진을 커버로 써야 할지, 메인 카피부터 전반적인 레이아웃까지. 이 모든 고민의 순간을 밀도 있게 채우지 않으면 결코 좋은 콘텐츠가 만들어질 수 없음을 알기에, 오늘의 작업물을 돌아보며 콘텐츠와 대중들의 사이를 오가며 접점을 찾기에 여념이 없다.
#SCENE #05
이제 시작이다.
촬영을 마치고, 카메라에 작업물들이 잘 담겼을까. 콘텐츠가 사람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을까. 에디터의 역량이 발휘되는 진정한 고민은 이제부터 시작. 사소하고 미묘한 차이들이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결국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아는 에디터는 촬영장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들,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로 일하면서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모인 모든 스태프들의 손끝을 기억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렇게 콘텐츠는 만들어지고 있다.
editor 황혜전
hyejeon@bejewe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