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링 TMI] ‘슬의 겨울이’ 스타일링의 숨은 내공자! 11년 차 스타일리스트 김미현 실장님 인터뷰 1편

아몬즈 인터뷰
2020.12.14
Editor’s Note –
드라마 속 주인공이 입는 평범한 셔츠 한 벌도 스타일리스트의 무수한 고민이 담긴 손길을 닿아 완성된다. 12월의 어느 날, 겨울이라는 매혹적인 계절과 닮은 스타일리스트미현 실장님을 만나볼 수 있었다. 11년 차 스타일리스트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무게감, 일에 대한 진심이 듬뿍 느껴졌던 그녀의 이야기.
탑 셀럽의 패션을 담당하는 탑 스타일리스트, 김미현 실장. 근황이 궁금하다.
스타일링을 담당하는 셀럽들이 점점 많아지다 보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태희, 추자현 배우와 진행하는 스케줄은 행사가 많은 편이고, 김지원, 신현빈 배우와는 드라마 촬영을 함께 하고 있다. 신현빈 배우의 경우, 최근 캐스팅 확정된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 외 차기작 준비가 한창이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장겨울’과 배우 신현빈의 모습은 다른 인물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변신이 성공적이었다. 이는 그만큼 스타일링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 같다. 드라마 스타일링을 위해서는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배우 못지않게 필요해 보인다.
작품 속 캐릭터에 대해 스타일리스트 스스로가 머릿속에 그리는 이미지가 있고, 배우가 연기를 할 때 추구하는 방향이 각각 있다. 이 과정을 맞춰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대본을 꼼꼼히 읽고 감독님, 배우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상의하여 스타일링하는 편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의 숨은 히로인, 장겨울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처음 대본을 읽고 ‘장겨울’이라는 캐릭터를 상상했을 때, 꾸밈없고 수더분한 캐릭터에 맞게 베이직하고 캐주얼한 스타일이 어울릴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역시나 감독님, 신현빈 배우님도 같은 생각이셨는지 데님 셔츠 하나만 입히자고 하셨고, 겨울이에게는 여자 셔츠의 라지 사이즈보다도 남자 셔츠의 박시하게 툭 떨어지는 느낌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결론이 났다. 이런 과정을 거쳐 겨울이는 극중에서 남자 셔츠의 라지 사이즈로 스타일링하게 되었다. (보신 분들은 확인하셨겠지만. 웃음)
평범해 보이는 셔츠 스타일링 하나에도 엄청난 고민의 깊이가 느껴진다. 극중 여배우 스타일링의 포인트는 무엇일까.
캐릭터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배우’이기 때문에 아름답게 보여야 한다는 점도 스타일링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그렇다고 수수한 캐릭터를 화려하게 꾸밀 수는 없기 때문에, 안 꾸민 듯하지만 독특하게 예뻐 보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스타일리스트로서 남다른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이에 대해서는 배우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필요할 시엔 스트리트 패션이나 컬렉션을 참고하여 활용 가능한 요소를 종종 찾아본다.
안 꾸민 듯하지만 독특하게 예뻐 보이는 것이 바로 ‘안은꾸’인가.
옛날에 했던 인터뷰 읽어보셨나. (웃음) 그렇다. 안 꾸민 듯 은근히 꾸민 듯.
듣다 보니 스타일링 하는 배우가 ‘옷잘알’이라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신현빈 씨는 ‘옷잘알’인가.
옷을 굉장히 잘 아시는 분이다. 배우님이 미대 출신이기도 하고 옷에 대한 관심이 워낙 많으셔 다양하게 입어보고 응용하는 것을 좋아하신다. 개인적으로도 자주 만나는 사이인데,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피팅 해보며 스타일을 맞춰간다. 현재 준비 중인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 의 경우에도, 고현정 배우의 역이 화려하고 화사하다면, 그에 비해 신현빈 배우의 역은 검소하고 유니크한 편이다. 감독님께서 독특한 포스를 풍기면 좋겠다고 하셔 미팅 후 배우님과 직접 빈티지한 옷을 찾으러 다녀보기도 하였다.
그녀의 사복 패션은 어떠한가.
현빈 씨의 인스타그램에서 보여지는 스타일은 베이직하지 않나. 그런데 실제 배우님 집에서 옷장을 열어보면 해외에서 구매한 빈티지 가죽 자켓 같은 아이템도 있고, 한국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옷들도 갖고 계신다. 현빈 씨는 프렌치 시크 스타일을 좋아하시는데, 피팅 하다 보면 본인만의 무드와 핏이 자연스럽게 묻어 나온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 땀 한 땀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그녀의 이야기.

극중 캐릭터를 충분히 살리면서도 배우 본인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까지 놓치지 않기 위한 그녀의 스타일링. 이를 위해 무수한 시간을 고민하고 소통하며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듯 스타일링을 진행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동안 재밌게 시청했던 많은 드라마 속 인물들의 모습이 새롭게 보인다. 요즘 같은 시대에 11년 동안 한결같이 자신의 일에 충실하며 한 길을 걸어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에디터 본인이 더더욱 느끼는 요즘. 자신의 손길이 닿는 그곳의 프로페셔널함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도 즐겁게 일하며 매 순간마다 웃음을 잃지 않는 그녀와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로 인해 삭막해진 분위기가 한껏 따뜻해졌다.
11년 차 스타일리스트 김미현 실장. 자신의 스타일링과 더욱 많은 셀럽 스타일링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다음 인터뷰를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