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링 TMI] 프로페셔널의 정석, 탑 셀럽 전담 11년 차 스타일리스트 김미현 실장님 인터뷰 2편

아몬즈 인터뷰
2020.12.17
Editor’s Note –
1편에 이어 이번에는 김미현 실장님이 직접 들려주는 생생한 촬영 현장 이야기와 본인만의 스타일링에 관한 담소를 담아보았다. 프로페셔널이란 무엇인지, 다섯 글자의 표본보여주었던 그녀와의 인터뷰.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고 있는 고윤정, 홍수주, 노윤서 배우의 스타일링도 종종 진행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신인 배우들에게는 더욱 실험적인 스타일을 도전해본다던가 하는 무언가 다른 점이 있나.
신인 배우들은 이제 막 떠오르는 분들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연령대가 어린 친구들이 많다. 그래서 조금 더 상큼하고 트렌디한 요소를 가미하여 스타일링 할 때도 있긴 하다. 하지만 실험적인 스타일을 추구하더라도, 결론적으로는 아름답게 보일 수 있도록 마무리하는 것이 스타일리스트의 역할이라기 때문에, 이 부분 역시 놓치지 않으려 한다.
이분들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미모만큼이나 패션도 주목을 받는 듯하다. 실제 사복 패션은 어떠한가.
실제로도 본인들의 느낌을 많이 찾아서 입으신다. 근데 제일 중요한 것은 얼굴인 것 같다 (웃음). 티 하나만 입어도 이쁘더라. “패완얼”이라는 것을 이분들 보며 실감한다 (웃음).
김태희, 추자현, 김지원, 신현빈, 방민아 등 활동 경력이 풍부한 셀럽들의 경우에는 본인의 스타일링에 대해서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직접 조율해나가는 부분이 많을 것 같다. 이런 셀럽들의 스타일링을 할 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라기보다는.. 배우분들이 각각 갖고 계시는 본연의 특성이 있지 않나. 배우분들이 개인적으로 신경을 많이 쓰시는 부분의 강약 조절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스타일링으로 잘 풀어서 매력이 잘 표현되었다고 느낄 때 가장 뿌듯하다. 예를 들어, 김태희 씨는 포인트가 있는 예쁘고 화려한 옷들을 선호하신다. 하지만 배우님의 이목구비 자체가 워낙 뚜렷하다 보니 이러한 매력이 돋보일 수 있도록, 얼굴에 이목이 집중될 수 있는 심플한 스타일링이 좋다고 생각해서 이를 추천해드렸다. 그래서 배우님이 원래 좋아하는 스타일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추천드리고 싶은 스타일의 착장까지 함께 준비해 갔던 기억이 있다. 정말 뿌듯했던 순간은, 함께 피팅 해보며 배우님이 내가 제안 드린 새로운 스타일을 좋아해 주시고 조금씩 변화해가셨을 때가 아니었나 싶다.
오랜만에 브라운관으로 컴백하는 김지원 배우의 모습이 기대된다. 곧 방영 예정인 드라마 <도시남녀의 사랑법>은 어떤 스토리인가.
바쁜 도심 속 일에 지쳐있고, 연인과도 이별하게 되면서 갑자기 여행을 떠난 은오(김지원)가 제주도에서 재원 (지창욱)을 만나 사랑이 싹트는 청춘 러브스토리다. 제주도에서 함께 서핑을 하는데, 그동안 서핑에 대해 다룬 드라마는 없지 않았나. 최근에 한창 서핑이 유행이었던 만큼 많은 관심이 쏠릴 것 같은 독특한 드라마다.
서핑을 떠올리니 미국 서부의 자유분방한 느낌이 연상된다. 등장인물의 패션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찾아볼 수 있을까.
극중 은오는 모든 것을 떨쳐내고 제주도로 내려가는 당찬 캐릭터이기 때문에 자유분방하고 독특한 느낌을 연출하고자 했다. 도시에서는 차분하고 웨어러블한 옷을 입는다면 제주도나 양양의 바닷가에서는 보헤미안 스타일로 등장할 예정이다. 피어싱과 타투도 하고, 악세사리도 주렁주렁, 히피스럽게.
화보, 광고, 드라마 등 매체마다 스타일링의 과정이나 방법이 다를 것 같은데, 작업할 때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는 매체는 무엇인가.
아무래도 화보 스타일링이 가장 재미있다. 광고 스타일링은 컨셉에 따라 룩이나 시안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어 제한적인 면이 있기 때문. 드라마 역시, 역할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대개는 생활감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데일리룩이나 웨어러블한 스타일링을 위주로 작업한다. 하지만 화보의 경우, 스타일리스트로서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활용하여 스타일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창의성을 발산하는 데에 있어서는 최적의 매체이기 때문에 가장 재미있다.
인스타그램 아이디가 ‘미봉’이다.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나.
중학교 때부터 친구들한테 미봉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지금도 함께 작업하는 배우분들이 본명인 미현보다는 미봉으로 불러 주신다. 이게 더 친근감이 느껴져서 아이디로 쓰고 있는데, 너무 경박스러운가 싶어 요즘은 풀네임으로 바꿀까 고민 중이다 (웃음).
피드 속 사진들을 보니 주얼리 착용을 즐겨 하는 듯하다. 선호하는 스타일이 있는지 궁금하다.
그렇다. 요즘은 매일 마스크를 쓰기도 하고, 두꺼운 아우터를 입기 때문에 주얼리로 스타일에 포인트를 주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없으면 허전할 정도로 드한 목걸이를 자주 착용한다. 티셔츠나 니트에 볼드한 네크리스 하나만 착용해 주어도 충분히 포인트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애용하는 중.
TPO에 따른 본인만의 주얼리 셀렉법이 있나.
일상생활을 하거나 픽업을 다닐 때는 주로 얇은 목걸이로 레이어링 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촬영을 나갈 때는 조금 더 신경을 써서 ‘볼드한 스타일’로 주얼리를 착용하는 편. 정답은 아니지만, 경험상 어느 정도 내가 하는 말에 힘을 싣기 위해서는 외적으로 화려해 보일 필요가 있더라. 편안한 옷차림으로 가는 것과 부츠에 볼드한 주얼리를 하고 가는 것은 느낌이 다르지 않나.
평소 어떤 스타일을 추구하나. 인스타그램 속에서는 물론, 실제로는 더 ‘힙’하고 멋있다.
원래는 모던한 룩을 즐겨 입는데, 요새 갑자기 나이키 스니커즈에 꽂혔다 (웃음). 스키니한 바지보다는 벙벙하고 통이 넓은 바지와 어울리기 때문에 그런 느낌으로 입게 되는 것 같다. 원래는 부츠도 즐겨 신는데, 요즘은 촬영 스케줄 때문에 5일 내내 서있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해지다 보니 부츠를 신고 일하기에는 무리가 있더라.
이게 바로 본인의 TMI 인가.
그렇다. 무릎 건강을 위해 촬영 때는 편하게 신는다. 힙하기에는 이제 무릎이 많이 힘들다 (웃음).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냐마는, 요즘같이 셀럽의 공항패션 하나에도 수많은 기사가 쏟아지는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서 셀럽의 패션을 책임지는 일이란 더욱 쉽지 않을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그 이상의 시간 동안 오로지 한 분야에 몸담으며 자신의 커리어를 견고히 쌓아온 그녀의 말 한마디 한 마디에 일에 대한 진심과 열정이 가득 묻어 나왔다.

일을 할 때는 평소보다 더욱 볼드한 주얼리를 착용하는 등 스스로의 언행에 무게감을 싣는다는 그녀. ‘프로페셔널’이라는 다섯 글자를 의인화하였다면 김미현 실장님이 아니었을까. 인터뷰 내내 유쾌하고 편안한 모습으로 응해주셨지만, 그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존경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은은한 아우라가 느껴졌다.

힙하기에는 이제 무릎이 힘들다며 유쾌하게 마무리한 <스타일링 TMI> 2편. 그러나 과연 스타일리스트답게 누구보다도 멋있고 힙했던 그녀와의 솔직 담백한 인터뷰. 앞으로도 그녀의 행보가 기대된다.
인터뷰 & 기획 류두선, 황혜전 에디터 조선우